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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르 연극(고전명작), [추천연령] 전체, [추천성별] 전체
공연일자 2011-12-15(목) ~ 2011-12-25(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공연시간 화-목 8시, 금 3시/8시, 토 3시/7시, 일 4시
관람등급 만 9세 이상
출연자 정진각, 이수미, 송영광, 김성언, 김태환, 정연주, 문현정, 윤희경, 이주희, 김준범, 신화철, 배효도, 김용범, 양예지, 이승배, 김성혜, 강의모, 부혜정, 한지용, 정주현, 유영욱 외
티켓가격 VIP석 70,000 / R석 50,000 / S석 30,000 / A석 20,000
러닝타임 100분
제작 주최 한국공연예술센터 / 주관 극단 목화, 한국공연예술센터
공연문의 02-3668-0007
홈페이지 http://www.hanpac.or.kr
할인정보 준조기예매 국가유공자 장애인 2011년 한해동안의 연극공연 티켓소지자 (A석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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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형식의 성찬

포화된 형식의 성찬

최고 관리자 / 2012-04-12 / 조회수 5460

포화된 형식의 성찬

 

백승무(서울대 강사, 연극평론가)

공연명템페스트

원작셰익스피어

재구성/연출오태석

극단목화레퍼터리컴퍼니

상연일시: 2011.12.15 ~ 2011.12.25

상연장소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극일시: 2011.12.17. 15:00

 

 

메이드 인 목화

셰익스피어가 일개 극작가의 이름을 넘어서서 연극의 한 장르나 연극성의 한 경지를 상정하는 일반명사로 기능하는 것처럼 한국연극계에서 오태석표 공연도 이미 레테르의 단계를 한참이나 넘어섰다. ‘4의 벽을 무력화시키는 정면 시선고정법, 전통연희의 연행요소와 양식화 기법의 도입, 전통 율조에 기반한 조탁된 언어, 장면의 독립성과 리듬감을 보장하는 에피소드식 구성 등 그의 무대를 규정하는 많은 특질들은 한국연극의 고유한 속성으로 내면화되고 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그의 실험은 다양성과 심도 면에서 이미 거대한 절경을 구축하고 있다.

한팩의 우리 시대의 연극시리즈 중 하나로 상연된 템페스트는 오태석 연출이 추구해온 연극미학의 성과와 특장이 더욱 정교하고 농밀하게 표출되었다는 점에서 찬사와 경탄이 이어지고 있다. 에딘버러 페스티벌의 극찬에 이어 동아연극상과 한국연극대상까지 석권하면서 명실 공히 올해 최고의 공연으로, 나아가 오태석 연출의 최고 작품으로 내세워도 모자람 없을 평가를 받았다. 템페스트에 오태석 연출의 지문과 체취가 고스란히 인각되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재생과 화해를 성취하는 신화적 공간, 동물과 인간, 괴물과 요정, 성과 속이 한데 뒤섞인 동화적 세계, 허재비와 동물들이 담당한 배경과 코러스의 역할, 생략과 비약을 통해 고도로 율격화된 대사와 어깨춤이 일렁이는 민요·동요 풍의 곡조, 승무, 사자춤, 가면극 등 우리 춤, 가락, 장단의 어우러짐, 전통극 마당을 연상시키는 열린 무대, 양식화된 동작과 동선이 빚어내는 격조 있는 역동성, 디베르티스망(divertissment)처럼 장면과 장면을 몽타주적으로 결합시키는 재기발랄한 구성, 한문식 문어체와 토속적 구어체의 어투 혼합, 익살과 골계를 함유한 재담과 해학, 맨발로 구르고 뒹굴며 해방감을 발산하는 자유로운 신체언어 등 오태석을 표상하는 모든 기호와 정서가 일사분란하게 도열하고 있다.

 

형식의 폭주

문제는 오태석 연출이 여태껏 옥조로 여겨온 양가적 중용의 미덕, 즉 형식의 파격과 내용의 밀도가 형성한 천혜의 황금비율이 템페스트에 와서 균열의 조짐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오태석 극은 격렬함을 감싸 안는 양순함, 뻣뻣함을 눙치는 유연함, 아픔을 위무하는 희락, 과함을 에우는 여백 등 당착과 모순을 조화와 공존으로 가공하는 섬세한 균형감각과 균제미가 도드라진다. 이는 형식과 내용의 조율에서도 다르지 않아, 형식이 돌출하면 내용이 제압하고, 내용이 충돌하면 형식이 아우르는, 서로를 제하고 가하는 공생상조 관계를 견지한다. 내용과 형식은 교차와 병렬, 순행과 역행을 거듭하면서 자극적 변조와 호쾌한 반전의 미학을 꽃피운다. 하지만 전통연희에 대한 과도한 애착 때문일까, 템페스트에는 형식적 질료가 서사의 극적 응축을 저해하여 오태석 본래의 균형감이 와해되어버렸다. 한마디로 볼거리만 넘쳐나고 감동이 없다. 형식은 어지러운 난무를 추는데, 내용은 잉어등이다. 원작이 분출하고 있는 화해와 용서의 판타지는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신기에 다다랐던 전통연희의 흥은 서사의 진행을 방해하고 극성(dramatism)을 차폐시킨다. 언어의 음성적 측면에 대한 집착은 템포를 지체시키고 리듬을 분절시킨다. 절제의 경제학을 구가했던 생략과 압축은 오히려 맥락을 난해하게 만들고 논리적 연결을 파괴한다. 절도 있는 단문의 묘미는 생성을 지향하는 의미의 여백으로 평가되었지만, 템페스트에서는 끈 풀린 활시위처럼 느슨하고 헐겁다. 논리의 사슬을 파괴하는 과감한 비약은 산만하고, 간간히 삽입된 유희들은 팽팽한 긴장감을 배경으로 하지 않아 뜬금없고 부자연스럽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언어유희도 부족하다. 이 모든 것은 내용을 압도하는 형식의 난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사의 결함

형식의 폭주 앞에서 꼬리를 내린 내용의 위축은 극적 긴장을 유포하는 서사의 허박함에서만 연유한 것이 아니다. 각색도 번안도 아닌 재구성이란 용어가 포괄하는 허용의 잣대를 고려하면 개별 서사 단위들은 극의 이념적 총체성에 충실하게 복무해야 한다. 하지만 딸아이 앞에 원수의 아들을 던져놓는 질지왕의 장난도 그리 내키지 않고, 쌍두아를 분리시키는 것이 주인에 대한 반감을 해소하는 처방이라는 설정도 의아하다. 도술을 버리고 부채를 내던지는 질지왕의 급작스런 돌변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고, 모두 다 떠나보내면서도 자신의 행로를 기약하지 않는 모습도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전히 반역자로 남은 동생의 음험한 태도도 거슬리는 부분이다. 특히 그 재구성목록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한국적 화해의 피날레에 대한 아쉬움. 민중연행의 외피를 둘러친 작품이라면 마지막 피날레에서는 죄를 사하고 앙금을 씻어내는 어울림의 굿판이 필요하진 않았을까. 숫저운 표정으로 머무적거리는 질지왕에게 피날레의 주권을 양도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누구나 인정하듯이 배 난파와 선상 화재를 형상화한 첫 장면은 템페스트의 이름에 제값 하는 압권 중 압권이다. 물과 불이 어우러지는 광란의 이미지는 한국연극이 반드시 기억해야할 명장면 중 하나이다.

오태석의 이름은 한국연극의 형과 결을 서술하는 어사(語詞)임에 분명하다. 기우가 없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평론가가 오태석을 독점한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관객의 것은 관객에게 돌려줘야 한다. 아직 오태석의 정점을 논하기엔 이르다. 더 기다려야 한다. 물론 기다림의 행복은 관객들의 특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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