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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분 대학로
공연장르 연극(고전명작), 연극(로맨스), 연극(스릴러), [추천연령] 30대, [추천연령] 40대, [추천성별] 남, [추천성별] 여
공연일자 2011-12-22(목) ~ 2011-12-30(금)
공연장소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월 공연 있음) 토,일 오후 3시, 7시 (2회 공연)
관람등급 만 19세 이상
출연자 김현균(까미유) 박묘경(테레즈) 유태웅(로랑) 정아미(라깽부인) 이근희(미쇼경감) 윤동환(미쇼경감) 김성민(그리베) 조윤미(쉬잔느)
티켓가격 30,000원
러닝타임 150 분
제작 주최 화동연우회
공연문의 02-3673-2248
홈페이지
할인정보 조기예매 준조기예매 단체관람(20명이상) 대학생 국가유공자 장애인

예매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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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연주의의 백미, 화동연우회의 21회 공연 <떼레즈 라깽>

21세기 자연주의의 백미, 화동연우회의 21회 공연 <떼레즈 라깽>

최고 관리자 / 2012-04-12 / 조회수 5552

21세기 자연주의의 백미, 화동연우회의 21회 공연 <떼레즈 라깽>


오세곤(순천향대 교수, 본지 편집인)

작품명: 에밀 졸라 작, 이현우 연출 <떼레즈 라깽>

공연일시: 2011.12.22-30

관람일시: 2011.12.28. 오후 8시

장소: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에밀 졸라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른바 대하소설이라 할 ‘루공마카르 총서’와 거기 포함된 <목로주점>이나 <제르미날> 등의 명작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근대소설에 미친 실로 깊고 넓은 영향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감자>의 김동인이나 <표본실의 청개구리>의 염상섭, <운수좋은 날>의 현진건 등, 우리 근대 소설 작가들은 거의 모두 에밀 졸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유전과 환경. 자연주의 예술의 키워드다. 다윈의 진화론이 지식인들에게 새로운 바이블로 등장했던 시기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졸라만큼 여기에 깊이 경도된 작가도 드물다. 유전과 환경이라는 두 단어를 토대로 벌이는 인간에 대한 너무도 집요한 그의 탐구는 독자나 관객을 심하게 괴롭힌다. 오죽하면 그의 제자들조차 <대지>를 보고는 “스승은 오물에 빠졌다.”라고 외치며 떠나버렸겠는가.

<떼레즈 라깽>은 욕망과 그로 인한 범죄, 죄의식 등, 인간의 본성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작품이다. 한 인간이 어떤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나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인간으로 성장하여 어떤 행동을 벌이는지 관찰하는 데 있어 에밀 졸라는 결코 주저함이 없다. 마치 수술에 꽤 익숙한 의사들마저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릴 법한 끔찍한 장면을 잔인할 정도로 집요하게 관객이나 독자들 앞에 들이대는 식이다.

어머니의 과도한 아들 사랑은 자신이 양육한 조카를 며느리로 삼게 한다. 아버지를 잃고 고모 손에서 자란 떼레즈로서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달리 선택권은 없다. 그러나 병약한 아들로 인하여 채워지지 않는 며느리의 욕망은 결국 모든 비극의 씨앗이 된다. 떼레즈 역시 욕망의 결실로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가. 여기에 아들 까미유의 친구 로랑이 끼어든다. 한편으로 까미유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우정을 베풀며 또 한편으로 그의 부인과 까미유의 살해를 모의하는 로랑. 결국 이 초상화는 저 높이서 그 둘의 모의와 범죄와 자책과 자멸을 내려다보는 실로 공포스러운 존재가 되고 만다.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를 단순히 있는 그대로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안다면 그건 오해다. 마치 인상주의 미술이 그렇듯 내면의 귀와 눈으로 들리고 보이는 대로 표현한다고 하는 편이 맞다. 더욱이 지금은 19세기가 아닌 21세기가 아닌가. 이현우 연출은 그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로랑 자신의 손으로 그려서 높이 걸어 놓은 까미유의 초상화나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흔들리는 라깽 부인의 흔들의자가 자아내는 공포는 분명 그러한 연출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죄를 저지른 남녀는 스스로 무너진다.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라깽 부인은 말이 없기에 더욱 무서운 존재이다. 양심에 들리는 소리는 천둥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차마 인정하기 어려운 인간의 추악한 모습은 깊은 골을 만든다. 그 골을 더욱 깊게 하기 위해 맛깔나는 조연들이 동원된다. 미쇼와 그리베, 쉬잔느 등이 그들이다. 특히 미쇼는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진 라깽 부인에게 떼레즈와 로랑을 결혼시키라고 조언한다. 그가 코믹한 연기로 그런 선의의 조언을 할 때 음험한 살해 모의의 진실을 아는 관객들은 실로 전율할 수밖에 없다.

깊고 높은 무대 역시 작품에 기여하는 바가 컸다. 또한 시종 유지하는 밀도와 긴장은 작품의 격을 높였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살해 모의 시점으로부터 까미유가 죽은 뒤로 넘어가는 순간적인 시간 이동이었으며, 떼레즈와 로랑을 결혼시켜 아이가 생기면 기쁘지 않겠느냐는 조언에 반응하며 보여주는 라깽 부인의 순간적인 미소였다.

<떼레즈 라깽>은 화동연우회의 21번째 정기공연 작품이었다. 화동연우회는 1년에 꼭 한 번 공연을 한다. 구성원들의 면면으로 드러나는 극단의 역량에 비해 너무 적은 회수이다. 그러나 매번 내놓는 작품의 질적 수준을 생각하면 그렇게 한 번에 집중하는 것이 분명한 의도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작품도 예외가 아니어서 자연주의 연극에 대하여, 또한 에밀 졸라에 대하여 21세기다운 해석을 내놓음으로써 우리 연극계에 분명한 재산을 하나 더 선사하였다. 화동연우회의 탁월한 선택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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