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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세 여성이 그리는 현대인의 삶의 이야기
  • 작성자 최고 관리자 작성일 2012-10-19 조회수 7692

세 여성이 그리는 현대인의 삶의 이야기

극단 숲, <카오스(Chaos)>

강양은

 


: 미카 밀랴호

연출: 임경식

극단: 극단 숲

공연 장소: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공연 기간: 2012.09.05-09.16

 

     <카오스(Chaos)>의 작가, 미카 밀랴호(Mika Myllyaho, 1966)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젊은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다. 밀랴호는 핀란드 연극 아카데미(the Theatre Academy of Finland)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하였고,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있는 그룹 씨어터(The Group Theatre)에서 예술감독으로, 핀란드 국립극장(The National Theatre of Finland)에서 극장장으로 주로 작업을 하였다. 밀랴호는 그의 예술적 시각과 기교로 수많은 기억될 만한 공연들을 만들었는데, 그 중 가장 격찬을 받은 공연은 <쿨레르보(Kullervo)>(2001)와 세익스피어의 <햄릿(Hamlet)>(2003)이다. <쿨레르보>19세기 시인 알렉시스 키비(Aleksis Kivi)가 노예로 온갖 비극적 불운을 겪고 결국은 자살로 끝을 맺을 수밖에 없었던, 핀란드의 국민적 서사시 <칼레발라(Kaleval‍a)>에 나오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해 쓴 것이다. 그는 <쿨레르보>의 각색으로 핀란드 국립극장에서 최고의 감독에게 주는 에이노 카리마 상(Eino Kalima Prize)을 수상했다. 밀랴호는 사회적 이슈, 문제들을 다루면서, 브레히트나 페르난도 아라발 등의 외국 작품들을 성공적으로 연출하였다. 밀랴호는 10년 동안 많은 고전 및 근대 희곡들을 번역하며 극찬과 명성을 얻었고, 그 후 그의 첫 희곡 <패닉(Panic)>(2005)을 썼다. <패닉>에서는 그가 연출할 때 자주 다루었던 주제 중 하나인 남자들이 겪는 문제들과 갈등을 언급하고 있다. 세 명의 젊은 남자들이 중년으로 가면서 겪는 신경증(neuroses)을 묘사하는 이 코미디는 아주 큰 성공을 거두었고, 떠오르는 극작가로서 그를 견고하게 세웠다. <카오스(Chaos)>(2008)는 블랙 코미디로서, 오늘날 세계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여성의 삶을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하모니(Harmony)>(2009)는 한명의 여성과 두 명의 남성 사이에 일어나는 일과 사랑, 열정에 대한 러프 코미디(rough comedy)이다. 밀랴호의 작품들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우리네 삶의 얘기들을 다루고 있으며, 종종 유머를 잘 살려내고 있다. 동시에 그는 작품들을 통해 에너지 있고 복합적인 연극적 경험들을 제공하며, 핀란드의 영향 있는 예술가로 활동 중이다.

 

     <카오스>에는 소피아, 율리아, 엠미의 세 여성, 현대인의 삶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진행되는 극은 겨울과 봄 사이에 흔들리고, 통제성을 상실하는 그들의 삶의 얘기이다. <카오스>는 블랙 코미디로 세 인물의 다른 개성과 삶 속에서, 사회적 도덕성과 격식적 행위, 신문에서 자주 보는 사회생활이나 가족의 삶에서 나타나는 부도덕성 앞에서 분투하는 모습과 폭력적인 반응, 가족의 가치와 직업에 대한 갈등와 분투의 변화와 변형, 이성적 생존과 파괴적이고 야만적 본능 사이에 깨지기 쉬운 균형, 충격을 주는 일상적인 일에서 이유 없는 야기되는 예감적 편집증. 독립성과 자유, 가족과 사회에서의 삶의 유지와 방법, 심리적 정신적 위기와 폭발하는 폭력적 행동 사이에 균형과 통제를 찾는 현대인들, 현대 삶이 만들어 가는 일상적 방식에 심리적 정서적 압력을 받는 갈등 등을 다루고 있다.

 

     교장인 소피아는 최근 돌아가신 어머니가 교장이셨던 학교에서 교사로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하며 최선을 다하지만, 새로 부임한 교장의 개인적 권력과 이익 추구로 학교를 합병시키고자 함을 알고 이에 맞선다. 학교의 불안하고 인정할 수 없는 상황과 집에서의 소소한 사건들이 터지면서 그녀는 평안을 잃어간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불의를 참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이 문제를 일으키는데, 카페에서 몰지각한 행동을 취하는 한 남자에게 폭력을 가하게 된다. 그런데 불행이도 그는 학부형이었고, 그녀는 2달간 근신 조치를 받게 된다. 100주년 기념식에게 축사를 하는 도중 학교의 폐교와 합병의 문제를 알리게 되고 교장과 갈등을 드러내게 된다. 그녀에게 어머니는 강한 바위 같은 분으로 그녀를 통제한 그래서 그녀가 감히 넘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녀는 돌아가셨으나 그 어머니를 이겨내려기 위해 약간 비도덕적 모습을 보이나 결국 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녀는 어머니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사건 사고 후 그녀는 교장이 되어 학교의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된다.

     신경정신과 의사 율리아는 온갖 환자들의 삶을 상담하고 치료하나, 그녀는 정작 자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 쉽게 사랑에 빠져 상처를 받는 등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사랑을 올바르게 하지 못하는, 늘 그것들을 향해 쫒아가는 모습이다. 그녀는 어느 날 강한 이중성을 가진 유부남을 치료하다 사랑에 빠진다. 포옹이라는 치료법을 얘기하다 둘은 포옹하게 되고, 뛰는 심장에 또 금방 그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다. 더 이상 그녀에게 보이지 않게 된 그의 두려워하는 연약한 모습의 치료를 잊은 채, 둘은 연인이 된다.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된 그녀는 그의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질투와 상심 등을 느끼며 유부남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그녀는 그와 이별을 한다. 이성적인 그녀는 사랑에 있어서는 감성적이고 그 사랑에 갈급한 그녀는 쉽게 사랑에 빠지고 아파한다. 그러나 오늘도 그녀는 새로운 남자에게 나아가는 것이다.

     기자인 엠미는 사랑과 결혼이라는 이상을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남편은 바람둥이에 가정적이지 못하고 그녀를 닮은 어린 딸이 있지만 그녀는 불안전한 기자 활동으로 잘 돌보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언니만 알고 있는 신경불한 증세를 가지고 약을 투약중이다. 그러나 약을 복용할 때 술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언니의 충고를 잊고 어느 날 남편과 화해를 하기 위해 크루즈 여행을 떠나 거기서 술을 마신다. 여행 중 남편이 외국여자와 키스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 외국 여자의 머리를 테이블에 박아 엄청난 치료비를 물어야 하게 되고, 남편의 이혼 소송과 더불어 단독친권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엠미는 딸을 지키려고 하지만 결국 재판소는 남편에게 손을 들어준다. 또한 그녀는 그 약과 술의 연계성에서 야기하는 문제를 취재하였으나 다른 힘에 그 기사를 실지 못하게 된다.

 

     극단 숲의 임경식 연출은 배우들 (세 명의 여배우와 한명의 남자 배우) 간의 멋진 하모니를 이루도록 잘 인도해 내었고, 현대인의 삶의 진솔함이 가득 묻어나는 공연으로 잔잔함과 유머와 감동과 함께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말해지도록 만들어냈다. 배우들은 다역을 하며 극의 재미를 이끌었고, 그들이 가진 매력들을 인물들을 통해 발산하며 노력의 좋은 열매를 보였다. 깔끔하고 세련된 무대와 조명,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음향, 인물의 변화를 위한 소품과 의상 등은 서브 역할을 잘 해주었다. 계속 좋은 작품들을 선보여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