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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위선자 따르뛰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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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관리자
20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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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공연총평
박정기(朴精機)
“극장이 웃는다”라는 타이틀로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에 선정된 공식참가작은 극단 수레무대의 몰리에르 원작, 김익진 역, 김태용 연출의 <위선자 따르뛰프>(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극단 창작집단 혼의 에드몽 로스탕 작, 박병수 연출 <시라노>(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최원종 작/연출 <에어로빅 보이즈>(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극단 맨씨어터의 천명관 작, 김한길 연출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공동창작 임도완 연출의 <휴먼코메디>(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등 다섯 작품과 자유참가작인 극단 조은컴퍼니의 최우근 작 김제훈 연출의 <이웃집 발명가>(한양레퍼토리극장), 극단 서울씨어터클럽의 장승원 작/연출 <영화감독 채영호>(서커스 싸구려관람석) 등 두 작품이다.
공식참가작 다섯 편과 자유참가작 중 한 편을 평하기로 한다.
1 극단 수레무대의 몰리에르 작, 김익진 역, 김태용 연출의 <위선자 따르뛰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발 공식참가작, 극단 수레무대의 몰리에르(Moliére) 작, 김익진 역, 김태용 연출의 <위선자 따르뛰프(Le Tartuiffe)>를 관람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극단 수레무대는 비범한 연출가 김태용에 의해 <위선자 따르뛰프>를 인형극(Marionette, puppet play)처럼 구성해 흥미진진하고 깔끔하게 연극을 이끌어 갔다.
연극은 도입에 영상을 투하해 한 소녀의 인형놀이 그림자극에서 출발한다. 이 연극의 등장인물은 소녀의 인형놀이의 극중 인물로 설정이 되고, 막이 열리면 소녀의 방과 벽난로가 극중 인물의 등퇴장 로가 된다. 소녀와 같은 또래의 인형소녀들이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심부름꾼 노릇을 하고 조언자나 전령의 역할을 도맡는다.
졸부이자 가장인 오르공은 진실한 성직자로 위장한 따르뛰프를 과신하고,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딸, 마리안느와의 결혼을 시키려한다. 하지만 마리안느는 끌레앙뜨의 아들 발레르와 사랑하는 사이다. 한편 따르뛰프는 자신을 신뢰하는 오르공의 재산을 가로챌 계획을 하고, 오르공의 젊은 처 엘미르까지 유혹한다. 유혹에 응하는 척하며 엘미르는 따르뛰프의 진면목을 남편에게 밝히려 하고, 평소에 따르뛰프를 미심쩍어하던 끌레앙뜨는 따르뛰프의 정체를 밝혀내지만, 이미 오르공의 재산은 따르뛰프의 손에 넘어가는 것으로 설정이 되지만 대단원에서 따르뛰프의 본명과 그의 범죄행위가 들어나고 결투가 벌어지는데....
극중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중인 따르뛰프의 진짜 이름을 몰리에르의 본명인 장 밥티스트 포클랭(Jean Baptiste Poquelin)으로 설정해, 초연당시 프랑스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몰리에르는 이 연극에서 따르뛰프가 아닌 오르공 역을 맡아서 했다.
몰리에르는 1664년 5월 12일 베르사유 궁정의 축제일에 3막으로 된 <따르뛰프>를 공연한다. 그러나 파렴치한 작품이라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 일반 공개 공연은 금지를 당한다. 몰리에르는 부분적인 수정을 가해 1667년에 <위선자>라는 제목으로 다시 무대에 올리지만, 초연 때와 같은 사태가 벌어져 공연 금지령이 내려지고 만다. 몰리에르는 작품을 뜯어 고쳐 1669년에 5막으로 개작한 연극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이번에는 관객과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평이 좋아 장기공연에 들어가게 된다. <따르뛰프>는 몰리에르 생전에 77회가 공연되고 1680년부터 2000년까지 코미디 프랑세즈에서 3000회를 뛰어넘는 공연회수를 기록하게 된다.
17세기 유럽사회의 귀족이나 성직자들의 위선, 그리고 부유층 부인들의 행태를 풍자해, 관람객의 빗발치는 항의로 공연정지처분을 받은 작품이지만,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는 몰리에르의 재능을 인정해, 왕실전속극단으로 활동하도록 만든 연극이다.
<위선자 따르뛰프>는 21세기 한국의 현실과도 비교되고, 특히 졸부와 부인네, 선량, 그리고 성직자들의 행태가 17세기의 프랑스사회와 동떨어지지 않아, 시의적절하고, 공감대가 이루어진 공연이라는 느낌이다.
장민관, 강전영, 이은아, 박재홍, 강지혜, 마현진, 최진석, 이희경, 박나리, 변은진, 김애은, 김한석, 김동곤, 천찬양, 이혜리, 지명진, 이예지 등이 출연해 호연을 보이고, 춤과 노래가 극에 어울려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무대 조명 극단 수레무대, 무대감독 천원욱, 조명 김전영, 음향 이주호 이한규, 조명오퍼 고서정, 음악 김아름, 음향오퍼 권기훈, 의상 박미지 남성실, 조연출 박상진, 기획 김초의 등 스텝 모두의 노력과 기량이 돋보여 몰리에르 작 김익진 역 김태용 연출의 <위선자 따르뛰프>를 걸작 코미디극으로 탄생시켰다.
2 극단 창작집단 혼의 에드몽 로스탕작, 박병수 연출의 <시라노>
시라노 드 베르쥬락(Cyrano de Bergerac)은 실존 인물이었으나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 1868~1918)의 1897년 희곡 시라노 드 베르쥬락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시라노는 보통 사람들의 코보다 큰 코 때문에 추남으로 여겨져, 사랑하는 여인에게 직접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지만 시, 문장력, 검술, 정의감, 의협심 등이 누구보다 출중한 시라노를 에드몽 로스탕은 멋지고 매력적인 군인으로 묘사했다.
시라노는 자신과 크리스티앙이 함께 사랑하는 미녀 록산느에게 바치는 사랑의 편지를 미남동료 군인인 크리스티앙을 통해 전달한다. 보불전쟁이 발발하자, 시라노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매일, 어떤 때는 하루에 두 번씩, 자신이 쓴 연서를 크리스티앙이 쓴 것인 양 록산느에게 전달한다.
시라노 드 베르쥬락은 떨어지는 들보에 머리를 맞아 죽었다; 그 사건이 사고 혹은 암살기도였는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로스탕의 희곡에서 그 암살사건은 시라노의 적들로부터 받은 테러라고 집필했다.
큰 코 영웅은 호세 페러(1950년작 영화 시라노 드 베르쥬락으로 오스카 수상), 제라르 드파르디유 (시라노 드 베르쥬락, 1990) 그리고 다른 많은 배우들이 연기했다... 스티브 마틴은 1987년 코미디 록산느에서 대릴 해너에게 구애하는 시라노를 닮은 인물 시라노 드 베일즈로 분했다.
한국초연은 1958년 이진순 연출, 장종선 미술로 명동국립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이 향 선생이 시라노로, 백성희 선생이 록산느로 출연해 갈채를 받았다.
1971년 극단 실험극장에서 김현영 연출로 시라노 이순재, 록산느 마혜진(본명 황정아), 크리스티앙 이정길, 드기슈 오현경, 라그노 김순철, 그리고 여러 연기자들이 출연해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실험극장 10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2010년 서울시극단에서 김철리 연출로 공연한 시라노 드 벨쥬락은, 시라노 안석환, 록산느 김선경, 크리스티앙 이명호, 드기슈 전진기가 출연해 코미디가 아닌 파스 스타일, 다시 말해서 개그 코미디 같은 공연물이 되었다.
금번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 극단 창작집단 혼의 <시라노>는 우선 장치에서부터 독특하다. 연극의 도입과 대단원 장면에서 배경에 투사된 달의 영상은 마치 적도지역에서 볼 수 있는 태양처럼 크고 불그레한 빛을 띠었고, 달빛아래 흰 마스크를 쓴 출연자들이 등장해 팬터마임을 펼칠 때부터 관객은 극에 몰입되기 시작한다. 다음 장면에는 소나 말이 끌던 수레 두 개를 무대에 가로 배치하고, 장면변화에 따라 수레를 연기자들이 적절하게 이동시키면, 수레는 록산느의 발코니로 사용되는가 하면, 전쟁터가 되기도 하고, 연기자들이 종려나무 잎과 망사에 담은 나뭇잎을 들고 바람이 부는 장면처럼 흔들 때에는, 숲속 어둠에 잠긴 성당장면이 되기도 한다. 수레를 퇴장시켰을 때에는, 사랑의 회상에 젖은 록산느의 수녀원 장면으로 펼쳐지고, 대단원에서 모든 연서가 시라노의 사랑편지이고, 시라노의 사랑이 외모를 초월한 진정한 사랑으로 록산느의 가슴에 영원히 각인되면서, 달빛아래 시라노의 시신위에 덮여진 여러 개의 마스크는 불멸의 사랑에 감동과 존경과 사랑을 전하는 여인들의 헌정징표로 느껴졌다면 이는 필자만의 느낌일까? 덧붙여 도입에 소품으로 사용된 긴 깃은 사랑의 연서를 쓸 때의 펜의 장식이나, 모자의 깃털로 사용되지만, 작품전체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한 하나의 상징적인 조형물이기도 했다.
처음 극장에서의 시라노가 검술을 펼치는 장면도 명장면이거니와, 중간에 록산느와 크리스티앙의 결혼식을 마치는 순간까지 드 기슈를 저지시키며 내뱉는 시라노의 달로 올라가는 방법의 임기응변식 대사는, 후에 <바다 밑 이만리> <지저탐험>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저자 쥴 베르느의 창작소설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드 기슈로 출연한 김태훈의 연기는 희극연기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후 희극연기의 향방을 제시하는 명연기였고, 시라노의 장은풍, 록산느의 신서진, 크리스티앙 우정석, 리뉘에르 박수용, 발베르 김충근, 라그노 강 력, 르브레 김영주, 그리고 김양희, 강지원, 이지아, 이지용, 한동희, 김보미, 주슬기 등의 호연과 열연은 21세기에 걸맞는 연극 <시라노>의 눈부신 창출로의 발 돋음이었다.
예술감독 차태호, 제작감독 가두현, 조연출 서 철 최서은, 무대디자인 임 민, 조명디자인 신 호, 의상디자인 김인옥, 분장디자인 이은선, 음악감독 우종민, 무대감독보 우진우, 부대 박민우, 음향 허선영, 조명오퍼 김민재, 기획 배유리, 안무 배강원, 조안무 황혜수 등 스텝진의 기량이 한결 돋보인 창작집단 혼의 에드몽 로스탕 작 박현수 연출의 <시라노>는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발을 관객의 가슴에 깊이 각인시키는 명공연이 되었다.
신진 연출가 박현수 군의 차기작에도 기대를 한다.
3 공식참가작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최원종 작/연출의 <에어로빅 보이즈>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발 공식참가작 극단 “명작 옥수수 밭”의 최원종 작/연출의 <에어로빅 보이즈>를 관람했다.
에어로빅댄스(aerobic dance)는 미용체조의 하나로,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신체로 하여금 일정한 시간 동안에 많은 산소를 요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에어로빅댄스는 미국의 K.H.쿠퍼의 의학적인 임상실험의 자료를 기반으로 1968년에 본격적으로 실시되었으며, 1972년 미국의 J.소렌슨에 의하여 본격적인 안무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1974년 2월에 YMCA 초청으로 쿠퍼가 내한, 대학 교수와 체육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뉴 에어로빅 워크숍(New Aerobic Work shop)을 개최하였다. 에어로빅댄스는 즐겁게 운동시켜 주는 신체적성운동으로, 웃으면서 때로는 소리치고, 뛰고, 달리고, 당기고, 흔들면서 음악에 맞추어 각자의 감정과 기분을 신체운동으로 표현하게 되어, 리듬과 함께 피로와 권태를 잊게 한다. 그리하여 심장·혈관계에 내구력을 주고 근육에 힘과 신축성을 가지게 함으로써 신체조직의 전반적인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시켜 항상 힘찬 정력과 여유 있는 에너지를 몸에 지니고 활동할 수 있게 한다.
에어로빅댄스는 춤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며, 움직임을 통해서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점차적으로 맥박을 상승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순서는 준비운동(warm-up) 5분, 에어로빅댄스 15∼30분, 정리운동(cool down) 5분으로 되어 있으며, 연습자의 수준과 능력에 따라 조절된다. 자신의 심장과 맥박 관계를 개발시키고 아름다운 균형미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강도와 지속시간을 단계적으로 조절해야 하며, 달리기·걷기·줄넘기·수영·자전거타기 등을 선택하여 대신할 수 있다.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는 내과 의사의 검진을 받아서 심장·폐·혈관 기능의 상태를 아는 것이 좋다.
연극은 도입에 데스메탈그룹(Death Metal Group)의 연주장면에서 시작된다. 천정에서부터 붉은 천에 “KILL”, “지옥의 사생아들”, “VICTORY”, “지구멸망”, “FUCK!”이라고 쓴 휘장을 길게 바닥까지 늘어뜨리고, 사자머리 같은 장발에 흑색착의를 한 4인조 밴드그룹이, 마치 농악대가 열두 발 상모를 돌리듯 긴 머리칼을 냅다 휘두르며, 노래인지 고함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의 탁성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은하수 쟁반에 초저녁별을 굴리는 듯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러도 인기를 끌지 말지 할 형편인데, 솥뚜껑을 긁는 소리로 노래를 부르니, 연주장에 관객이 있을 리가 없다. 잠시 후 보스가 등장해 그룹해체를 선언하고, 돈 봉투를 그룹멤버에게 일일이 나누어 준다. 멤버들은 청천벽력(靑天霹靂)으로 받아들이며, 놀라고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보스의 요구를 체념하듯 받아들이고, 재기를 할 때까지 보스의 딸 초롱이가 운영하는 휘트니스 에어로빅댄스 전문 헬스클럽의 선전원 노릇을 한 동안 맡아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13년이나 길러온 머리를 미용실에서 자르는 진풍경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나니, 단정하고 깔끔한 멤버들의 참모습이 객석의 탄성 속에 살포시 들어난다.
보스의 딸 초롱이는 예쁘고 야무진 처녀지만, 돈만 보면 냅다 가져다 날려버리는 아빠 때문에, 빚만 산더미처럼 지고, 엄마는 그로 인해 병들어 죽은 것으로 객석에 전해진다.
초롱이는 친 오빠 같은 그룹멤버에게 에어로빅댄스를 하도록 권한다. 그룹멤버들이야 아연실색(啞然失色)하고, 당연히 거부반응(拒否反應)을 일으킨다. 그러나 초롱이의 끈질긴 권유와 마침 이 헬스장의 유일무이한 회원인 노처녀 순옥과의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에어로빅의 기본동작이 자신들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향후 데스메탈그룹의 에어로빅댄스그룹으로의 변신과정이 아름답고 발랄하게 펼쳐지고, 멤버들은 3000만원이 걸린 에어로빅댄스 경연대회에 나가기로 결심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헬스장의 회원증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부채가 늘어 난데다가, 세금체납까지 겹쳐 헬스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형편에 이르게 된다. 보스는 휘트니스 에어로빅댄스 클럽의 문을 닫는다는 고별선언과 함께 멤버들에게 고향으로 내려갈 것을 권한다. 누구보다 사정을 익히 파악하고 있는 멤버들은 눈물을 머금고 뿔뿔이 흩어져 떠나간다. 향후 멤버 각자의 삶의 현장이 한꺼번에 소개된다.
어느 날 멤버들은 거의 동시에 휴대전화를 받는다. 장면전환과 함께 흑색상복을 입은 초롱이가 앞장을 서고 그 뒤를 따라 관을 든 4인조 멤버와 노처녀 순옥의 모습이 비장침울(悲壯沈鬱)하게 펼쳐진다. 보스가 유명(遺命)을 달리한 것이다. 배경 막 가까이 보스의 영혼이 자신의 시신을 운구(運柩)하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보스의 영혼은 북망산천(北邙山川)으로 떠나며 절규하듯 멤버들에게 음악을 계속하라고 부르짖는다.
대단원에서 에어로빅댄스경연장에서의 휘트니스 에어로빅댄스그룹이라는 명칭으로 다시 모인 남성 4인과 여성2인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에어로빅댄스가 눈부시게 펼쳐지고 그 춤이 그치면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선욱현이 보스로, 신개념의 햄릿 김동현이 대환으로, 결혼 피로연과 콜라소녀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인 김승환이 근호로, 개그계의 기린아 조영빈이 웅기로, 묵직 우직한 개성파 연기자 이우진이 승범으로, 풍찬노숙의 성격파 여배우 황석정이 노처녀 순옥으로, 서울연극제 낙타풀과 홍어에서 그 초롱초롱한 눈빛과 미모, 그리고 발랄한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 박초롱이 초롱이로 출연하는 등 출연자 전원의 에어로빅댄스와 열연은 객석에 눈물어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예술감독 차근호, 무대디자인 심채선, 조명디자인 최보윤, 의상디자인 한복희, 기획/분장디자인 이시원, 안무 김정란, 무대감독보 김성철, 조명 신 호, 음향 허선영, 조연출 김묘진, 조연출보 왕용석, 페이스 북 홍보 이보람, 음향오퍼 임종원, 조명오퍼 송보경, 분장보 이해미 등의 기량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극단 “명작 옥수수 밭”의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발 공식참가작 최원종 작/연출의 <에어로빅 보이즈>를 감동만점의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4 공식참가작 극단 맨씨어터의 천명관 작 김한길 연출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발 공식참가작 극단 맨씨어터의 천명관 작 김한길 연출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관람했다.
이 작품은 같은 이름의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해, 낭독공연을 한 후, 본 공연에 이른 연극이다. 등장인물이 모두 외국인명과 외국지명이라서 번역극이라 생각할 정도지만 분명 창작극이다
무대는 정면 벽에 요트가 여러 척 정박해 있는 아름다운 선착장을 그린 풍경화 한 폭이 걸려있고, 그 양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통로와 현관으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 현관은 정 사각으로 뚫린 벽 공간 두 곳에 장식촛대에 불을 밝혀 통로를 아늑한 분위기로 만들고, 그림 앞쪽에는 장식장이 있어 올려놓은 전화기가 보인다.
무대 왼쪽에 문이 있어 방으로 들어가게 해놓고, 무대 오른쪽에는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무대중앙에는 커다란 안락의자가 있고, 그 위에 베게처럼 생긴 등받이 쿠션 여러 개를 올려놓았다.
연극의 내용은 남편 토마스가 홀로 바닷가로 출장을 떠난 후 아내 요한나는 하녀인 마리사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남편은 혼자 여행을 떠난 게 아니며, 이웃 집 여인이자 미망인인 수잔느와 함께 갔노라고 일러바친다. 아내는 분노로 치를 떨고, 남편의 바람기를 증오한다. 그런데 잠시 후 이웃집 여인이 평소처럼 찾아오니, 아내와 마리사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세 여인은 간단한 안부인사가 끝나자마자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수잔느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하녀는 주인아저씨가 분명 여자와 여행을 떠났다며 어느 여자인지를 알아보라며 여주인 요한나를 들먹인다. 아내는 동생 나디아가 남편이 출장 중인 여행지로 간 사실을 알아내고, 설마 남편이 처제를...? 하고 치솟는 의심을 억누르지만, 아니나 다를까, 남편 토마스는 처제 나디아를 유혹해 은밀한 관계를 맺은 사이임이 밝혀진다.
아내는 요한나는 홧김에 술에 독약을 타서 마시고 자살하려 한다. 그런데 하녀 마리사가 독을 탄 술과 타지 않은 술을 냉장고에 바꿔 넣음으로써 아내 요한나는 바뀐 술을 마시고, 잔뜩 취했을 뿐 죽지는 않고, 남편 토마스가 귀가해 그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쓰러진다. 요한나는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고, 처제 나디아가 찾아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과 형부 토마스와의 일을 사과한다.
세 여인은 토마스가 죽어 마땅한 바람둥이라고 거론하며, 그의 죽음을 당연지사로 받아들인다. 마리사는 참치 잡이를 하는 오빠 브루노에게 연락해, 토마스의 시신을 치워달라는 부탁을 한다. 경찰 안커가 들이닥치자 여인들은 토마스의 시신을 소파 밑으로 밀어 넣고, 잘 못 걸린 전화라며 시신은 없다고 똑 잡아뗀다. 경찰 안커는 머리를 갸웃 둥하며 철수한다. 마리사의 오빠 브루노가 커다란 참치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브르노는 첫눈에 나디아에게 반해, 나디아가 자신의 구애를 받아들여야 토마스의 시신을 치우겠노라고 억지떼를 쓴다. 나디아는 브루노의 구애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나디아의 교양있는 말씨나 용어를 브루노로서는 알아듣지를 못하고 사용한 단어마저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그 뜻을 나디아가 알려주니, 브루노는 똑똑한 여자거나, 자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여자는 싫다며 트집을 부린다. 그러나 눈에 콩 꺼풀이 씬 브루노로서는 나디아를 떨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디아의 세련되고 지적인 말씨와 태토에 브루노는 차츰 노예처럼 고분고분해 진다. 드디어 참치박스에 토마스의 시신이 들어가고, 세 여인은 마리사의 오빠가 가져온 참치를 갈아 만든 진미 요리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입맛을 다신다. 그 때 경찰 안커가 다시 등장해 토마스가 귀가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음을 알린다. 그리고 집안을 구석구석 수색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경찰 안커는 참치박스 앞에서 박스를 열어보라고 한다. 세 여인은 아연실색하며 박스를 열면 참치가 상한다고, 절대 아니 된다고 떠든다. 그러나 안커는 계속 박스를 열라고 요구한다. 드디어 박스가 열린다. 그런데 그 안에는....
서정연, 이창훈, 박주형, 송용환, 권귀빈, 황이건, 이 은, 조유진이 출연해 각자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객석의 갈채를 받는다.
최효정의 기획, 진용남의 조명, 이동호의 음악, 이주호의 음향, 김성철의 무대감독, HANEZA의 의상, 백지영의 분장, 윤경희의 조연출 등 스텝 진의 노력과 열정이 합하여 극단 맨씨어터의 천명관 작, 김한길 연출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걸작희극으로 만들어 냈다.
5 공식참가작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공동창작 임도완 연출의 <휴먼 코메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 <휴먼 코메디>는 <가족>, <냉면>, <추적> 등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가족>은 가족 모두가 함께 모여 사진촬영을 한다는 이야기다. 가족의 얼굴은 한 결 같이 루돌프 사슴 코처럼 빨갛고 둥근 코를 가졌다. 아들형제의 부인 두 사람도 같은 코를 가졌고, 부인 한 명은 임산부라 배가 둥글고 불룩하다.
가족이 모여 고령인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런데 아버지의 거동이 거북이에 비교된다. 단장을 짚고 걷는 동작이 느리고 굼떠서 달팽이가 동료의식을 느낄 정도이고, 거기다 말 한마디를 내뱉는데 벙어리 삼룡이가 말하기를 기다리는 것과 비교되니, 사진 한 장을 찍으려면 새벽녘에 시작을 하면, 해가 중천에 떠야 겨우 셔터를 누르게 될까 말까할 정도라서, 객석에서는 안타까움이 배가하고, 관객은 이러한 기상천외의 장면에 배를 움켜쥐고 둥글기가 여러 차례다. 가족이 겨우 함께 모여앉아 촬영을 하는가 싶었더니, 포즈를 잡는 것 또한 심상치가 않고, 가족시선과 어머니의 모자 고쳐 쓰기 동작이 수없이 반복이 되니.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가 번개가 뒤따를 정도의 날쌘 동작으로 어머니의 모자를 바닥에 패대기를 치는 모습은 여직 것 보여 온 아버지의 느린 동작과는 정반대로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동작이기에 객석에서는 감탄사를 내 뱉는 소리가 런던 올림픽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었을 때 지르는 함성에 비교되기도 한다.
<냉면>은 이 가족이 냉면을 먹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맛 좋은 냉면이 여기 있소” “아이고 맛있어”하며 귀에 익은 가요를 부르기도 하고, 면발이 루돌프 사슴 코 속으로 들어갔다고 벌이는 마임 같은 동작은 마치 찰리 차프린의 희극의 황금시대를 재현한 듯싶은 장면으로 관객은 포복절도(抱腹絶倒)할 지경에 이른다.
<추적>은 러브호텔로 한 범죄자가 숨어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 금배지를 단 인물과 내연관계여인인 여배우가 들어오고, 이들의 불륜행각을 남녀기자가, 이를 특종 감으로, 취재를 벌인다. 숙박업소의 주인내외는 연세가 지긋한 편이고, 노부부의 아들과 딸, 그리고 이웃 여인도 등장을 한다. 거기다 여성화 된 발레교습소 남성사범이 속살이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고 등장하는가 하면, 꽃 다방 레지까지 차 쟁반을 들고 배달을 온 모습에서 도시외곽지역 아니면 지방소도시를 연상하게끔 한다.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가 등장하면서 연극은 스릴러의 성격도 띄지만, 범인이 애인을 전화로 부르고 난 후에 수화기를 제자리에 올려놓지 않는 장면이 되풀이 되면서 노인이 역정을 반복하고, 향후 6인의 등장인물이 십 여 명의 작중인물 역을 절묘하게 연기해 냄으로써 연극은 점입가경(漸入佳境)에 이르게 된다. 대단원에서 범인이 체포가 되는지 아닌지를 필자가 밝힐 수는 없지만, 독특한 소재와 구성, 그리고 출연자들의 호연은 늦더위와 태풍을 잊게 만든 납량특집 희극이 되었다.
백원길, 권재원, 조재윤, 이은주, 방현숙, 이지선, 김요찬 등이 출연해 1인 다역의 연기를 펼치고, 김요찬의 전자건반악기 연주와 함께 각자 독특한 성격창출과 열연으로 희극의 황금시대의 막을 활짝 열었다.
조명감독 이상근, 음악감독 김요찬, 조명 관현주, 음향 이한규, 무대 신동환 등의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공동창작 임도완 연출의 <휴면 코메디>를 성공작으로 만들어냈다.
6 자유참가작 중 조은컴퍼니의 최우근 작 김제훈 연출의 <이웃집 발명가>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발 자유참가작 조은컴퍼니의 최우근 작 김제훈 연출의 <이웃집 발명가>를 관람했다.
무대는 발명가의 집 거실인데, 정면에는 칸칸이 철제 레테르를 달아 발명품을 차곡차곡 넣어두는 벽장이 있고, 벽장을 좌우로 열어젖히면, 내실로 들어가는 통로가 된다. 집안은 어린이 놀이터를 실내로 옮기고 백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모습이다. 이층 난간 왼쪽에 부착된 미끄럼틀이 있고, 그리로 오르는 계단도 있다. 미끄럼틀과는 별도로 난간에 댄 긴 봉을 바닥까지 연결시켜 거기에 매달려 내려올 수가 있다. 무대 중앙에는 원형의 회전판에 올라서서 빙글빙글 돌 수 있는 놀이기구와 시소가 있고, 무대 오른쪽에는 낮은 철봉대와 철체 사다리를 올라가, 건널목처럼 직각으로 구부려 놓은 사다리 철봉에 매달려, 건너가는 놀이기구가 있지만 사용되지는 않는다.
무대 오른쪽 벽면에는 냉장고처럼 생긴 박스가 부착되어 있고, 그 문짝에는 스위치를 달아 실내등이 켜지고 꺼진다. 뚜껑을 열고 그 속에 물건을 넣으면, 분쇄되어 사라지는 발명품이라, 영상으로 해체되어 사라지는 장면이 투사되기도 한다.
발명가는 조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이웃 여인이 등장하면 조수는 개처럼 멍멍 짖고 개처럼 행동을 하고, 가끔 사람으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내기도 해 폭소를 유발시킨다.
발명가는 중년의 노총각으로 성격은 어린이나 소년 같고, 광기(狂氣)를 부릴 때도 있지만 발명가다운 천품(天稟)으로 간주(看做)된다.
조수는 비록 개 흉내를 내지만 훤칠한 미남에다가 총기(聰氣)가 있고, 자신의 의지와 주장을 확실하게 펴지만, 발명가의 지시(指示)를 철저하게 따르고 복종해, 개 노릇까지도 확실하게 연기한다.
이 극은 새로 이사 온 이웃 여인의 방문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웃 여인은 노란색 원피스에 꽃다발을 들고, 사슴이 걸어오는 듯싶은 사뿐한 발걸음으로 발명가의 집을 방문하는데, 미모에다가 매력적인 모습에 이름까지도 로즈밀러라, 첫 등장에서부터 남성관객들의 연모(戀慕)의 눈길이 집중된다.
여인은 발명가보다 더 기이한 성격이고, 소녀 같은 순진무구(純眞無垢)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여왕처럼 위엄을 부리기도 해, 객이면서도 주인보다도 더 주인다운 태도로 발명가와 조수를 압도해,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극의 도입부터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3인의 등장인물의 독특한 성격창출과 기이한 행동, 그리고 기상천외(奇想天外)의 발명품은 관객을 두 시간동안 무더위를 잊게 만드는 납량특집(納凉特輯) 코미디가 되었다.
다만 발명가와 여인이 시소를 타도록 한다거나, 철제 사다리 조형물에 매달리는 동선을 연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최우근 작가와 김제훈 연출이 만든 새롭고도 독특한 희극 <이웃집 발명가>의 탄생이었다.
발명가로 이도엽이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여인으로 이항나가 출연해 마치 이 연극을 위해 태어난 듯 기량을 발휘하고, 그 체취와 향까지 객석으로 전달시킨다. 홍준선은 훤칠한 외모와 인간과 동물을 동시에 연기하는 호연을 보여 그의 발전적인 장래를 예측케 한다. 김기훈이 조수 역으로 더블 캐스팅 되었다.
코디네이터 김현민, 조연출 권순정 허문영, 홍보 마케팅 최홍석 임헌란 진혜선, 무대디자인 이윤수, 무대제작 S스테이지, 조명디자인 박석현, 조명오퍼 손은지, 영상디자인 룸펜스, 영상오퍼 허문영, 음악 백시인, 음향오퍼 배미령, 의상디자인 이장희, 분장디자인 이현아, 그리팩디자인 이가희, 지행 최두엽, 이준현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을 합하여, 조은컴퍼니의 초우근 작 김제훈 연출의 <이웃집 발명가>를 걸작희극으로 탄생시켰다.
이상 여섯 작품은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각 팀마다 색깔이 분명했고, 표현방법도 다채로워 공연마다 입추의 여지가 없이 들어 찬 관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향후 각 팀마다 전국순회공연을 해도 지방관객의 환영을 받으리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