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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인터뷰] 극단 Theatre201 <변기통>
  • 작성자 최고 관리자 작성일 2013-03-05 조회수 10252

< 변기통 > 이명일 연출 / 홍기용, 이중옥 배우 인터뷰


연극 < 변기통 >. 제목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은 작품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으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 버릴 만한 물건, 그것도 굳이 따지자면 상당히 불결한 쪽에 속하는 물건이 바로 변기통이니 말이다. 여기에 새로이 주목한 사람이 바로 연출가 이명일이다. 

피지컬 씨어터(신체극)라는 새로운 장르를 국내에 활발히 선보이는 젊은 여성 연출가로서 현재 극단 theatre21의 대표 및 상임연출을 맡고 있기도 한 그녀와 함께 이번 연극의 주연 배우들을 만나 보았다.



  맥베스, 멍, 브라브라브라, 더 백, 더하녀들 쇼, 나우스투마로우, 변기통까지. 그 동안의 작품들 모두가 '피지컬 씨어터' 또는 '토탈 씨어터'를 지향하고 있다. 기본적인 인간의 움직임에 빛,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요소들을 융합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새로운 방식의 연극을 만나게 된 계기는. 또 그것을 이렇게 계속 해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유럽에서 피지컬 씨어터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곳에서는 지금 피지컬 씨어터가 새로운 연극 양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원래 몸이라는 것은 공통 언어다. 언어가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몸으로는 표현할 수 있다. 또 언어나 문화가 다른 사람에게도 이해받을 수 있다. 문화의 장벽을 깰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재미있다고 느꼈다. 물론 여기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온전한 피지컬 씨어터는 아니다. 피지컬 씨어터의 그러한 특성들을 일반극에 적용하는 식이다. 음악극적인 요소도 있고 연극적인 요소도 있다.(이명일 연출)

  그러나 신체극은 사실 보통 관객들이 접하기에는 어려운 장르가 아닌가. 실험적인 시도가 낯선 일부 관객들은 소외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표현을 위한 표현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피지컬 씨어터라고 하면 대부분 무언극, 마임극, 혹은 댄스라는 인식이 강하다. 피지컬 씨어터가 받아들여진 것이 아직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르 자체가 아직 조금 협소하다. 그쪽과 이쪽은 관점이 약간 다르다. 나의 극에는 우선 정확한 스토리가 있다. 앞서 말했듯 연극적인 요소도 있다.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일반적 언어로는 부족하다 싶은 부분이 있을 때 신체극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극을 좀 더 보충하고 강화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쪽이 오히려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잘 모르겠다'는 반응 역시도 사실은 피지컬 씨어터가 가진 특성 중 하나다. 미술의 추상화처럼 피지컬 씨어터는 원래 열려 있는 구조다. 누구나 자기 의도에 따라 해석을 할 수 있다. 굳이 작자의 의도를 파악하려 하기보다 관습과 교육의 틀을 넘어 좀 더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준다면 좋겠다.(이명일 연출)


이명일 연출 (사진_LIG아트홀 홈페이지)

  직접 이 작품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생각은 어떤가. 평소 연기할 때와 비교해서 좀 더 힘들었다든가, 흥미로웠다든가 하는 부분이 특별히 있었는지.
 
 장르에 대한 생소함 때문에 처음 합류하기 전에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 변기통 >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작품이다. 어디까지나 연극을 기본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는 더 쉽게 다가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이중옥 배우)
 

이중옥 배우(사진_ 페이스북 프로필)

 
 몸을 좀 더 훈련한다. 사실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말만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다.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어떤 물체를 만들어내는 마임과는 다르다. 사람에 따라 저마다 다른 자기만의 정서를 표출해 보여주는 것이다. 추상적일 것 같지만 직접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오히려 확실한 구체성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홍기용 배우)

홍기용 배우(사진_ OTR)

  이번 공연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제목이 특이하다. < 변기통 >.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단적으로 인간의 집착에 관한 내용이다. 반면 변기통은 그와는 반대로 배설, 해소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변기통을 통해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그려내고자 한다. (이명일 연출)


 
  이번 공연 역시 복합적인 요소들이 결합한 융합공연콘텐츠를 지향하고 있다. 어떤 식의 공연이 될까.
 
 여러 요소가 가장 잘 표현될 수 있게끔 적절한 곳에 안배했다. 음악과 영상은 여전히 비중있게 쓰이고, 특히나 미술 같은 경우에는 과거 화가를 꿈꾸었던 인수의 과거를 표현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이명일 연출)



  사실 < 변기통 >은 ‘인간탐구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첫걸음이 ‘집착’이 된 이유는 또 무엇일까.
 
 나는 예술가로서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이다. 때문에 받은 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이를 위해 현대 사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탐구해보고 또 보여주고자 했다.
집착이라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감정이다. 예를 들어 자살을 하는 사람은 목숨보다 더한 어떤 것에 대한 집착 때문에 삶을 포기한다. 다른 모든 사건 사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감정들 역시 그 뿌리는 집착에 있다.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이명일 연출)

  작품에 있어 혹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인수가 화장실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에 겪게 되는 변화. 그의 정서나 태도의 변화에 주목해서 본다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홍기용 배우)

 

  앞으로의 ‘인간탐구’는 어떤 식으로 이어져 가게 될까. 다음 공연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

 순서나 기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우선 사랑, 그리고 꿈이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준비해 갈 예정이다.(이명일 연출)


<변기통> 공연녹음 장면 (사진_극단 Theatre201 페이스북)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연극이라는 게 사실 굉장히 힘든 장르고, 또 힘든 직업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여건적으로 지탱해 갈 수 없는 상황도 많다. 때문에 끝까지 내가 선택한 이 길을 걸어나가는 것이 나의 목표다. 유명한 연출가가 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이 길을 가는 것이다. (이명일 연출)


공연정보

극단 Theatre201 수상경력
2009-201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선정
201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지원 선정(브라브라브라)
2011. 서울연극제 작품상(미래야 솟아라 부분, 가방을 던져라)
2011-2013 금천아트캠프 레지던시 단체(작가) 선정

극단공연연보
2012. 8.17-19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참가 , 장주네 작, 오세곤 번역, 이명일 각색 연출, 요기가표현갤러리.

2012. 4. 17-18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 이명일 작/연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11.11.11.4-20
3D 입체영상 신체 음악극 <브라브라브라>, 이명일 작/연출,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2011.5.6-7 
2011 서울 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참가작 <가방을 던져라!!!>, 이명일 작/연출, 아르코 대극장 

2010.10.23- 25
.Physical theatre <맥베스-운명, 그 거역할 수 없는 힘>, 세익스피어 작/ 이명일 각색/연출 LIG아트홀 (LIG 문화재단 링키지프로젝트 연출가 선정)

2010. 07. 24-25 
<가방을 던져라!!!>, 이명일 작/연출, 밀양 여름 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참가

2010. 06. 11-20 The 5th
<가방을 던져라!!!>, 이명일 작/연출, 국립극장 별오름

2010. 04. 07-18 The 4th 
<하녀들, 여자를 꿈꾸다>, 장주네 작/이명일 연출, 우석레퍼터리 극장

2009. 05. 27-31 The 3rd 
Physical theatre <맥베스-운명, 그 거역할 수 없는 힘>, 세익스피어 작/ 이명일 각색/연출,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2008. 08. 11-17 The 2nd 
Physical theatre Edinburgh Fringe Festival 피지컬 시어터 부분 공식참가, 이명일 작/연출 Sweet ECA (Freedom of Expression Award 노미네이트)

2008. 08. 05 
Physical theatre Shut Up!-Listen!, 이명일 작/연출, 런던 Chisenhale 극장 

2008. 03. 11-16 The 1st
Physical theatre SUM, 이명일 작/연출, 런던 Etcetera 극장



극단 소개
금천아트캠프 레지던시 작가(단체) 

Theatre Company 201은 2008년 런던에서 활동하는 젊은 연출가들의 모임(International young director group) 수(SU: water both in Turkish and Korean)의 한국적 이름이다.

극단 SU(201)는 2008년 3월 런던에서 창단된 국제 연극집단으로써, 한국의 연출가 이명일(Myung-il Lee)과 터키 연출가 Ozlem Ozhabes에 의해 설립되었다. 극단의 맴버들은 한국을 비롯한 영국, 미국, 그리스, 독일, 캐나다, 사이프러스, 일본 등 세계각국에서 온 연출가들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그룹의 맴버로서 런던에서의 작품활동뿐만 아니라, 각자의 예술활동을 극단 SU의 이름으로 창작 발표하고 있다. 극단 SU(201)의 창립취지는 연극을 통한 국제 문화관계형성과 각자의 전통적인 문화와 환경, 배경들의 상호교류를 통해 궁극적으로 연극에 있어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는데 있다. 또한 장소와 공간을 초월한 현대인의 삶과 연극의 동시대성을 예술활동에 중심에 두고, 연극이 가지는 언어의 장벽, 표현의 이질성 등을 극복함으로써 세계각지의 관객을 위한 공통된 언어와 표현을 찾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그들은 세계 각국에서 온 배우들과의 작업, 워크샵의 개최, 작품의 공동제작과 발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 곽민서(대학로티켓 대학생기자단2기, minseo_kwa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