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 대티기자단
  • 웹진TTIS
  • 메일진

home 매거진 대티기자단

대티기자단

  • 제목 여우들의 수다,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
  • 작성자 최고 관리자 작성일 2012-10-24 조회수 10614

여우들의 수다,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 극단 아우라의 첫 인상은 따뜻함이었다.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반갑게 맞아주시며, 반가워 쥐어주신 두유 한 팩. 그리고 나 혼자에 배우 여럿이라는 인터뷰 상황,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소 허둥지둥하고 있는 나를 향한 배우들의 따뜻한 시선.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를 만나기 전의 느낌은 ‘아, 이 곳 사람들 참 따뜻하구나.’였다.

 

*


#1 20대 여성에 의한, 20대 여성을 위한, 20대 여성의 세미 뮤지컬

 

  나도 이 세계의 20대 여성으로서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참 공감할 수밖에 없는 공연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기본적으로 여자 대학교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회에서는 “여자라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 “여자라서” 조심해야했던 이야기들을, “여자밖에 없는” 여자 대학교 기숙사라는 곳에서는 여과 없이 흘러나온다. 마지막 사회로 나아가기 전의 대학생이라는 위치에서 가질 수 있는, 가지는 미래에 대한 고민부터, 말하기에 꺼려지는 성에 대한 고민까지. 그리고 성격에 대한 이야기도.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의 9명의 캐릭터들, 각각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유난히 공감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 데, 그 캐릭터가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해서 더욱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캐릭터들을 보면서, ‘이런 캐릭터처럼 살면 행복하겠다.’ 라는 생각도 하고, ‘이럴 때엔 이런 조언을 받을 수도 있구나.’ 하며 마치 무대 위 9명의 캐릭터와 함께, 나도 그 여자 대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연을 보다가 주위를 살펴보면, 캐릭터들이 속내를 이야기 할 때, 눈물짓는 관객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관객들은 각자 다른 캐릭터들에게 몰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모든 20대 여성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 20대 여성들이 마음을 대변하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JUST For 20대 여성?! No, no! 남성들이 더 좋아하는 <여우들의 파티>

 

  객석을 가득 메운 극장에서는 적지 않게 남자 관객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에 몰입하고 있었다. 아마도 남자들은 알 수 없었던, 여자들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전달받는 경험이 신선해서, 충격적이어서 일 것이다. 하지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이들의 표정 또한, 여자 관객들만큼 진지해진다. 그 이유는,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단지 “여성”을 대변하는 공연이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표현에 대한 억압, 속과 겉이 다르게 살 수 밖에 없는 이 사회에 함께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다루고 있다. 이렇게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20대 여성의 마음을 토대로 인간 전체에게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3 드라마 와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의 상관관계


  흔히들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와 드라마 를 많이 비교한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 쪽이 우리가 조금 더 공감할 수 있겠다. 보다 보편적이고, 거품을 뺀 느낌이랄까.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드라마 가 주로 다루는 “성”에 대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물론 “성”에 관한 자유로운 이야기가 사회에서는 여성들에게 용납되지 않는 것이라 공연에서 노골적으로 표현이 되고 있긴 하지만, 현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단지 “성”이라는 것뿐만이 표현하지 못할 어떤 것이 아니다. 지극히 개인화 되어있는 이 사회에서, 생각보다 복잡한 동물인 여자들에게는 “성”뿐만 아니라 말을 하지 못하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에 대해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드라마 가 긁어 주지 못한 그 2%의 감정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얼마 전 휴학을 결심한 나에게, 불안한 마음으로 가득한 나에게 진정제 같은 공연이었다. 그리고 학교 기숙사에 살며 친구들과 나눴던 이런 저런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떠오르게 한 공연이었다. 함께 20대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나, 보냈던 친구들과 함께 세미 뮤지컬 <여우들의 파티>를 보기를 추천한다.

 

 

 

사진제공 <여우들의 파티> 

글 곽나현(대티 대학생 기자단, nahyunish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