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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열두번째. 극단 실험극장 <배웅>
최고 관리자
2013-05-31 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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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이제 막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어떤 연극을 봐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다. 자신만의 연극을 선택하는 기준이나 방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공연예매처를 통해 자신에게 맞거나 꼭 봐야 하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 출처_ 네이버카페 <라푸푸서원>: 라푸푸인
관객도 그러한데 연극 작업자로 첫 발을 내디디는 과정에서 역시 그 어떤 막연함이 있을 것이다. 희곡작가들의 커뮤니티인 ‘라푸푸서원’은 대학로 유일의 희곡작가, 뮤지컬작가 양성소로 6년 동안 많은 극작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지난 2006년 최원종, 선욱현, 강석호, 고연옥, 차근호 다섯 작가들이 모여 결성된 모임으로 희곡 쓰기 강좌를 누구에게나 열어놓고 연극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푸푸서원에서 희곡 극작 워크숍 강좌로 활동하고 있는 강석호 작가의 신작 <배웅>이 6월 19일부터 민복기 연출로 극단 실험극장에서 올려진다.

솔직히 강석호 작가란 이름이 낯설었다. 필자의 블로그에 가서 관람작을 검색해 보니 2006년에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줄넘기>를 봤었다. 기억난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의 권호성 연출로 따뜻한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였다. 그리고 <배웅>은 200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금의환향>으로 극단 실험극장과 인연을 맺고 민복기 연출과 만나 작품을 선보인다.

▲ 강석호작가(출처_개인블로그) ▲ 연극 줄넘기 ▲ 연극 금의환향
극단 실험극장 하면 <에쿠우스>와 <고곤의 선물>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민복기 연출이라 하면 극단 차이무와 <슬픈연극>, <행복한 가족>, <양덕원 이야기> 등이 생각난다. 필자가 연극을 막 처음 보기 시작하면서 빠져들게 됐을 때 민복기 연출과 극단 차이무가 있었던 것 같다. 강렬했던 <에쿠우스>와 <고곤의 선물> 두 작품으로 이 극단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극단 실험극장과 민복기 연출의 만남이라니 어떤 색깔이 새롭게 만들어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극단 실험극장은 <신의 아그네스>, <심판>, <에쿠우스>, <휘가로의 결혼>, <고곤의 선물>, <다우트> 등 해외 명작들의 제작과 <사의 찬미>, <허생전>, <사람의 아들>, <조선제왕신위>, <검정고무신> 등 국내 창작극 발굴과 차세대 연극인의 과감한 기용으로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제작해왔다.

현재 남산예술센터에서 <푸르른 날에> 공연 중에 있는 이영석 배우가 봉팔 역을, 2012년 <3월의 눈>과 <보물>에 참여한 오영수 배우가 순철 역을 맡았다.
“결국 지랄 발광을 하고 살아봐야
이 작고 좁은 병실, 누우면 꽉 차는 저 침대가 전부다 그지?
이게, 이게 겨우 내가 이 세상 살아서 차지하고 있는 전부라구…”
연극 <배웅>은 삶의 마지막에 열정 넘치고, 힘들었고, 행복했으며 쓸쓸했던 우리들 인생에 대해 뒤돌아보게 되는 인생 이야기다.
“당신처럼 그 자리 사람들 말짱하게 나아서 퇴원 할 때…
내가 꼭 병원 앞까지 꼭 나가서 배웅을 해…
나 그때가 기분이 제일 좋아.
내가 나가는 것처럼…
당신 퇴원할 때도 내가 배웅해 줄게.”

일상에서 전혀 만날 인연이 없던 두 노인이 병실에서 만나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서로 의지하는
마지막 친구의 자리게 서게 된다.
당신의 인생에 보내는 따뜻한 인사 <배웅>,
내 인생, 내 자신에게 따뜻한 인사 한 마디 건네보는 건 어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