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 대티기자단
  • 웹진TTIS
  • 메일진

home 매거진 메일진

메일진

  • 제목 [새미의 신인류발견보고서] 02.<아름다운 동행> 배우 이필주
  • 작성자 최고 관리자

작성일 2013-02-28 12:34:53

파일 :


 대학로에서 6년째 거리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혜화동에 있는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들의 이야기이다. 오랜 시간동안 같은 자리에 있던 그들을 많은 이들은 알면서도 모른 척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혜화동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학로 연극인들마저 그 모습을 모른 척 지나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단막극페스티벌 <아름다운 동행> 


 이렇게 긴 시간 이어온 갈등을 화합의 모습으로 이끌어 내고 싶은 게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다. 작은 공연장 안에서 펼쳐지는 단막극. 

그렇게 작은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가슴 울리는 감동과 연극인들이 빚어내는 열정이 공연장 밖

세상까지 움직이길 바라는 10일 동안의 페스티벌이 진행 되었다.

 

 이번 新인류 발견보고서에서는 단막극 페스티벌<아름다운 동행><비밀친구>라는 작품에서 주인공 상훈 역할을 맡아 

호소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필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신인류 이름 : 이필주 Lee Pil Ju

신인류 직업 : 배우

보고 일시 : 2013년 2월 21일

보고 장소 : 대학로 씨어터카페 스터디룸





 아직 밤이 되기에 조금은 이른 시간. 첫 만남에 어색한 듯 긴장되어 보이는 이필주 배우를 만났다. 

인터뷰를 시작하려니 어젯밤 무대 위에서 소리를 내지르던 상훈은 사라지고 

진중한 한 배우가 앞에 있을 뿐이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이필주라고 합니다. 저는 극단 그린피그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배우생활은 지난 2008년부터 5년 정도 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D 



  연극데뷔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연기를 하기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요. 회사생활 하던 어느 날, 미래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10년을 이렇게 회사에서 일하면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게 될 것만 같았어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나한테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맘을 먹게 되었죠.. ‘굶어 죽기야 하겠어?’ 싶어서 바로 나왔는데. 실상 6개월 동안은 백수처럼 보냈어요.(하하) 그때 학교 선배님이신 박상현 연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죠.우연히 자리에서 만나 뵈었는데 이런 저런 얘기하다 마침 선생님께서 연극을 준비 중이셔서 ‘단역이라도 하나할래?’ 말을 던지셔서 바로 제가 연락을 드렸죠. 정말 우연히 주어진 기회였어요. 그때를 시작으로 그린피그에 들어와서 연기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스토리를 듣고 보니 정말 인연이라는 말이 맞는 만남이었네요. 우연히 시작한 인연이 닿아 만난 그린피그 극단은 본인의 생각과 성향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맞지 않았다면 회사처럼 금방 나오지 않았을까요??(웃음) 그렇다고 전부 다 맞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꽤 많은 부분이 맞는 거 것 같아요. 우리 극단 사람들은 장난도, 농담도 많이 하는데 그래도 가볍지 않아요. 다르게 말하자면 어떤 사건의 단면을 지나가거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어떤 일이든지 그 안의 진실한 의미를 생각하고 느끼게 되죠. 저는 사실 그런 성향이 아니었는데 제 스스로가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있어요. 제가 극단에 맞지 않았다면 스스로 변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겠죠. 



데뷔 5년차. 하지만 인터뷰에 대답을 하는 그의 모습은 가볍지 않았다. 

신중함을 더해서 이야기를 하느라 천천히 말하는 모습, 

크게 동요하지 않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법이 인상 깊었다. 

더 자세한 연기 활동을 듣기 위해 참여 작품인 

<아름다운 동행>로 이야기를 옮겼다.




 이번 단막극 페스티벌 <아름다운 동행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단, 극단 대표자께서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어요. 그 후에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공연에 대한 의미도 알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준비 과정에서 불만도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참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제게 이 페스티벌은 연극계에 계신 분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이 자리에서 가질수 있는 책임감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어요.


 배우 이필주가 참여했던 <비밀친구>는 이제는 회사를 다니는 

어른이 되어버린 상훈에게 인사해고 발령을 내려하는 답답한 아침, 

어린 시절 방문교사가 들려주었던 상상 속 비밀친구들이 

찾아온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비밀친구>라는 작품 속 상훈이라는 캐릭터를 맡게 되었는데,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상훈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어떤 것들 이었나요?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제가 배우가 되기 전에 경험했던 회사 생활 덕분에 ‘상훈’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쉬웠어요. 정말로 회사원이었던 시절에 ‘세상에 많은 것들이 상상대로, 생각처럼 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컸었는데 그 예전의 기억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어린 시절의 상훈을 그리면서도 제 과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나이를 먹으면서, 어른이 되어 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걸 잊어버리잖아요. 그런 걸 떠올리면서도 현실의 상황을 직시하고자 했어요. 어렸을 때 가지고 있던 동화 같은 추억들이 있다고 해도 현실에서 그런 기억이나 기대가 현실을 바꾸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이죠. 결국 그런 어린 시절의 한없이 순수하고 동화 같은 기억들을 통해서 역설적으로 더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는 24일 <아름다운 동행>“비밀친구”작품을 마치고 

곧바로 27일부터 “두뇌수술”이라는 작품에 참여한다. 

2012년에도 한차례 공연된 적이 있는 이 작품은 2012년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를 기념해서 예정에 없던 재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에게 앞으로 공연하게 될 “두뇌수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두뇌수술>은 어떤 작품인가요? 아직 작품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이 작품은 1950년대 광복이 되고 분단이 되기 전까지의 기록으로 많이 남아 있지 않은 대한민국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 속에 부잣집에 조금 모자란 아이와 가난하지만 똑똑한 아이의 뇌를 바꾸는 수술을 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그린 이야기예요. 뇌를 바꿨으니까 서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거죠. 작품은 그런 인물들을 통해서 혼란기에 빠진 나라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작품을 보시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단막극 페스티벌 <아름다운 동행>을 했었던 같은 공연장이네요. 혜화동 1번지가 다른 공연장에 비해 많이 작은 소극장이라 기대가 되네요.


 <두뇌수술>은 조금 특이한 무대로 꾸며지는데요. 무대와 무대 사이에 객석을 배치해요. 그래서 배우가 50CM 앞에서 연기를 하기도 하고, 뒤로 걸어 다니기도 하고, 좀 더 역동적이고 능동적으로 연극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앞두고 있는 작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작 때 보여줬던 긴장이 풀린 듯 

많은 웃음을 보여주는 배우 이필주의 모습에서 진심으로 연기를 사랑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무엇하나 허투루 보여주지 않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껴지는 건 ‘진정성’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평소에 연기에 대해서 생각이 깊고 성찰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감정의 전달보다는 의미를 전달하는데 의의를 두는 것 같은 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 극단에 와서 바뀐 거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다른 인물을 경험하고, 내안에 있던 것을 표현하면서 느끼는 쾌감만을 연극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배우를 하면서 점점 그런 생각이 많이 바뀌었죠. 저는 연기가 감정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변화를 촉구 할 수 있는 그런 단계까지 갈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보고나서 점점 머리가 무거워지고, 다시금 현실을 한 번 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런 걸 잘 해내기 위해서는 또 많은 것들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래서 늘 배우고 싶고, 노력하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사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생활이 힘들다 보니, 어려운 것, 의미를 던지는 것들에 대해서 회피하고 싶어 하잖아요. 이런 대중들이 많아짐에도 꿋꿋이 이 연기를 해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나 개인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천성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번 생각이 들면 ‘아니라고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해요. 딱히 어떤 정해 놓은 원동력이나 투철한 사명감이 있지는 않아요. 편하게 말하자면 성격이 못 돼먹어서 그런거죠. (하하)음 그래도 연기를 하면서 가지는 책임의식은 있어요. 늘 공연 준비할 때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많이 하는데 ‘왜 우리가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왜 사람들에게 전달해야하는가‘와 같은 의문을 끊임없이 되물어요.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 연극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아무도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힘들고 피곤하고, 연습도 많지만 늘 생각을 하고 다시 책임을 느끼고 그렇게 5년을 지내왔던 거 같아요. 


 닮고 싶은 어떤 배우가 있거나 또는 연기 스타일이 있나요?


 닮고 싶은 연기스타일, 배우는 없어요. 저는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찾고, 그렇게 연기를 하고 싶어요. 다만 존경하는 배우님들은 계세요. 제가 존경하는 배우님들은 정말 성실하세요. 남들이 시키지 않아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을 다 따져가면서 굳은 의지로 쌓아가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존경하는 분들을 떠올리면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배우고 싶어요.




 나는 별 ____개 짜리 배우? 


  아.. 어렵네요... 제 별점은 날마다 다를 것 같아요.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잘 했다고 생각되는 날도 있고, 부끄러워서 무대에서 도망치고 싶은 날도 있었거든요. 잘한 날은 좀 점수가 후하게 나오고 못한 날은 점수가 안 좋을 것 같아요.


 만족스런 연기가 나오지 않는 날이 찾아오면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아는 지인이 제게 이런 말을 했었어요. “네가 완벽하고 천재배우면, 언제나 잘 할 수 있겠지. 아니라면 못 할 수도 있는 거야.” 그래서 그냥 스스로 인정하고 다음에 더 잘하자고 마음을 먹는 것 같아요.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또 풀리기도 하구요. 어차피 나는 계속 배우를 할 것이고, 연기를 하고, 공연을 할 건데, 지나간 일을 잡을 수 없으니 털어버리려 하는 편이죠. 제게 배우라는 직업이 천직까지는 아니지만 잘 맞는 직업이라고는 생각해요. 회사를 다녔던 시절보다는 잘 맞는 거 같아요. 지금은 그 때처럼 피곤해 보인다는 이야기는 안 듣거든요.(웃음) 마음으로 정말 행복하니까요.




인터뷰가 끝날 때쯤에는 말이 많던 어제의 상훈이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내면에 담았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며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는 듯이 보였다. 

연기생활 5년째로 접어든 배우. ‘10년차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 그를 보면서 앞으로 흐를 5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게 지나갈지 기대되었다. 

함부로 생각하지 않고, 겉으로만 행동하지 않으며 내공을 쌓는, 관객의 마음에 남는 배우가 되기를 응원해본다. 



새미의新인류발견보고서
인터뷰/글_새미 촬영_백지영
협조_단막극페스티벌<아름다운 동행>

목록

대학로티켓닷컴 게시판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공지 [새미의 신인류발견보고서] 네번째. 배우 민혜림 & 황... 최고 관리자 2013-06-04 2871
공지 [그림에세이_혜화동노트] 10. 연극 <꽃할머니>편. 최고 관리자 2013-06-03 1942
공지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열두번째. 극단 실험극... 최고 관리자 2013-05-31 2772
34 [써니의 신인류발견보고서] 첫번째. 배우 권동호 최고 관리자 2013-05-03 2558
33 [그림에세이_오후두시혜화역4번출구] 02. 훈남들의 수... 최고 관리자 2013-04-29 1669
32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열한번째. <2013 서울연... 최고 관리자 2013-04-26 1692
31 [새미의 신인류발견보고서] 03.<영호와 리차드> 배우 ... 최고 관리자 2013-04-04 2444
30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열번째. <13월의 길목> 최고 관리자 2013-04-02 2228
29 [그림에세이_오후두시혜화역4번출구] 01.뮤직퍼포먼스... 최고 관리자 2013-03-20 1601
28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09. 봄 작가, 겨울 무대... 최고 관리자 2013-03-04 2420
27 [새미의 신인류발견보고서] 02.<아름다운 동행> 배우 ... 최고 관리자 2013-02-28 2749
26 [그림에세이_혜화동노트] 09.봄이 사라진 계절 최고 관리자 2013-02-27 1894
25 [새미의 신인류발견보고서] 01.<논두렁연가> 백선우 ... 최고 관리자 2013-02-01 2456
24 [그림에세이_혜화동노트] 08. 달나라연속극 최고 관리자 2013-01-31 1868
23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08. 극단 청우 <싸움꾼... 최고 관리자 2013-01-24 2417
22 [새미의 인터뷰_신년호] 2013 꿈꿀래요. 대학로에서..... 최고 관리자 2013-01-02 2284
21 [그림에세이_혜화동노트] 07. 못생긴 남자 최고 관리자 2012-12-28 1775
20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07. 학전 겨울방학 공연... 최고 관리자 2012-12-27 3900
19 [그림에세이_혜화동노트] 06. 숲 속의 잠자는 옥희 최고 관리자 2012-11-30 1926
18 [인터뷰_새미의 보고듣고맛보고] 06.JAZZ STORY 최고 관리자 2012-11-30 2791
17 [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06. 2012윤영선페스티벌 최고 관리자 2012-11-29 2352
16 [인터뷰_꼴부리의 두근두근 대학로 보물찾기] 05.북+... 최고 관리자 2012-10-29 2485
15 [그림에세이_혜화동노트] 05. 연극 <세 사람 있어!> 최고 관리자 2012-10-27 2244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