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찾아오고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더니, 이내 가을이 언제 찾아 온지도 모르게 금방 겨울이 찾아왔네요.
이제 연말이 다가오고 많은 분들이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 한해를 마무리 짓는 송년회를 가지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먹고, 마시고 죽어보자는 회식의 연장격인 송년회가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다양하게 봉사활동을 한다던지,
등산을 간다던지 이런 활동적인 송년회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또한 문화 송년회도 많아져 사람들이 연극과 뮤지컬을 보면서 한해를 멋지게 마무리 짓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올 겨울에는 대학로에 찬바람 대신 따스한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차길 기대해 봐도 괜찮을까요? :)
오늘은 대학로 메인 거리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간판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어 모으는,
분위기 있는 라이브 카페, 재즈 스토리를 소개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재즈 스토리 사장님과의 jazzy한 인터뷰로 가보실까요??
오늘 이렇게 재즈스토리를 찾게 되었는데요. 정말 밖에서 본 모습 만큼이나 안의 모습도 신기하고, 특이하네요. 재즈 스토리에 방문하게 된 만큼 사장님의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희 가게 이름이 재즈 스토리인데, 가게가 사실 생긴지 20년이 넘었어요. 20여년 전, 처음 가게가 생겼을 때는 재즈음악만 했었어요. 그때는 재즈음악을 하는 가게가 없었고. 재즈 뮤지션도 많지 않아서 외국에서도 모셔오고 공연을 했었는데 3-4년이 지나니까 재즈뮤지션이 모자라게 되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재즈를 공부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었고, 다 합쳐 20명도 안되었는데, 재즈 음악을 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하나씩 늘어나니 그 가수들이 모든 공연을 하는 게 어려워지더라구요. 재즈 뮤지션이 모자라다 보니 조금씩 재즈에서 장르를 변화시키기 시작했어요. 재즈이기도하고, 팝이기도 하고, 팝인데 재즈 같기도 하고, 요일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뮤지션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이렇게 말이죠. 지금은 음악의 장르 폭이 많이 넓어 졌어요. 그래서 사실 이제 전통 재즈를 연주하는 건 아니예요. “예전에는 재즈였는데, 요즘에는 왜 재즈 안하고 팝을 하냐”는 질문이 많더라구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음악은 들어서 좋은 음악이라면 모두 다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재즈 스토리로 풀어나갈 수 있다면, 가요도 팝도 좋다고 생각을 해요. 여기는 사람이 들어와서 듣기 좋은 노래가 있는, 그런 음악이 있는 곳이죠.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음악에 대한 생각이 왠지 감동적이네요. 이 재즈 스토리가 원래는 삼청동에 있었다고 들었어요. 대학로로 옮기게 된 사정이 있나요?
삼청동에 있던 장소가 없어지게 된 상황이어서 옮기게 되었구요. 대학로를 오게 된 건 모두가 알다시피 대학로가 문화적으로 알아주는 곳이니까. 대학로에 가면 문화라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이곳에서 해보고 싶었어요.
삼청동에서 시작하던 시절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나요?
예전에 시작을 했던 삼청동은 재즈스토리가 처음 생길 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주택들이 있는 조그만한 마을이었어요. 삼청동 자체에 가게라는 게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죠. 그때만 해도 정말 삼청동에 몇 없는 가게라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주고, 이후에 명물이 되니까, 모든 나라 사람도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캐나다, 미국, 일본에 가서 뮤지션들도 직접 섭외했던 기억도 있어요. 그렇게 7-8년을 외국 뮤지션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이후에는 한국 사람들, 외국 사람들 번갈아가면서 공연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한국 사람들만 공연을 하게 된 게 7년 정도 된 거 같아요. 사실 사람들이 음악 유학이라는 걸 많이 가던 시절에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사람들이 돌아오면 막상 설 무대가 없는데 그런 친구들도 많이 시작하는 기회가 되었죠.
20년이면 정말 긴 시간인데 초창기 재즈 스토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처음에 이걸 시작할 때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을 했어요. 30대 시절에, 홍대 쪽에 둘러보다가 나이가 들어서도, 술을 마시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도, 나도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공간을 만들면 행복 할 것 같더라구요. 음악 하는 사람도 좋고, 나도 좋고, 남편도 좋고, 음악이 있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을 했는데, 장사를 모르던 내가 경영을 하게 되니 어렵더라구요. 사람도 써야하고, 요리도 해야 하고, 전부 처음 시작하는 것 투성인데, 하나도 몰라서 차근차근 시작해 나갔죠. 정말 냉장고에 있는 음식 꺼내서 그냥 할 수 있는 대로 음식 하던 것부터 여기까지 온 거예요. 하나부터 열까지 실수투성이에, 위험한 일들도 있었는데,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벌써 20년이네요.
그렇다면 재즈 스토리를 경영하면서 생각하게 된 경영 철학이 있으신가요?
음악이 있다고 무조건 사람이 오는 건 아니예요. 사람들을 모으고 음악을 해야 가게가 잘되죠. 연극도 배우만 있다고 연극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관객이 있어야 진짜 무대가 되듯이. 이 음악 무대도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고, 뮤지션이 있어야 잘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공연에 오르는 뮤지션이 노래하는 사람 한명만 있는 게 아니니까. 보컬,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 모두 다 함께 해야 해요. 듣는 사람들이 많아야, 그 많은 뮤지션들도 대우를 해주면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죠.
마지막 질문이네요^^ 재즈 스토리를 운영하면서 이걸해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행복한 순간들이 있었나요??
사실 여기서의 일들은 힘들 일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되다가도, 여기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좋아서 행복함을 느낄 때 좋아요. 삼청동에서 재즈스토리 할 때 만나서 결혼한 커플이 대학로 가게에 딸아이 손잡고 오는 것도 너무 행복하고, 이 무대에 처음 서서 설레어 하는 뮤지션을 볼 때, 그리고 그 뮤지션이 잘 돼서 다시 대학로에 찾아왔을 때 기쁘고...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이 가게이기 때문에 얻는 행복함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