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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_잡초의 공연 잡식] 05. 브루스니까 숲
최고 관리자
2012-10-27 19: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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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선돌에 서다 7번째 작품 <브루스니까 숲>을 들었을 때 동화 같고,
몽환적인 분위기기 떠올랐다. ‘월귤 나무’라고 하는 브루스니까는
추위의 눈보라 속에서도 빨간 열매를 피우며 견디는 식물로 끈질기게
그 맥을 이어가는 디아스포라를 상징한다고 한다.
필자가 상상한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이번 잡식에서는 그 신비와 인내의 숲으로 가보자.

선돌극장 기획공연 시리즈 ‘2012 선돌에 서다’도 이제 두 작품만을 남겨두고 있다. 선돌극장은 변방의 대학로라고 많이 부르는 혜화로터리 넘어에 위치한 극장 중 하나다. 혜화로터리를 기준으로 중심과 변방을 나누는 그 불확실한 기준에 대해 공감하진 않는다. 필자는 로터리 넘어 소극장에 가보면 화려하게 장식되지 않은 날것의 좋은 작품들을 발견할 확률이 많다고 말하곤 한다. 그 중 선돌극장 기획공연 작품들에도 늘 관심을 두고 있다. 11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무대에 오를 작품은 극단 놀땅의 <브루스니까 숲>이다.

<다녀왔습니다>, <달의 기억력> <바다거북의 꿈>의 김민정 작가는 올 상반기 사할린에서 2개월간 머물며 작품을 구상했고, 극작과 연출을 모두 하는 최진아 연출과는 <다녀왔습니다>로 인연을 맺었다.
이번 작품은, 1940년대 일제 강점기에 한국을 떠나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디아스포라들의 이야기다. 특정 인종 집단이 자의든 타의든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 디아스포라, 사할린 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한민족’ 이야기다. 눈보라 속에서 핀 빨간 열매처럼 낯선 땅에서 전쟁의 상처와 함께 고통을 인내하며 삶을 엮어가는 지독한 인생의 이야기들. 아물지 않은 상처의 고통으로 뜨거운 무대가 될 것이다.

공연정보에 소개된 줄거리를 살펴보면 이렇다.
1945년 8월 어느 날, 낯선 땅에서 버려진 아이는 의붓 아버지 밑에서
자라고, 소녀를 만나 연정을 품지만 아버지를 죽게 한 불의의 사고로
북한으로 가는 배를 탄다. 30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사할린의
그 마을로 다시 돌아오는데…

장식이 별로 없는 연극을 좋아한다는 최진아 연출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텅 빈 무대를 바라보며 사할린을 떠올리고 있을 최진아 연출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최근 국립극단 ‘젊은 연출가 시리즈’의 작품 <본.다>를 끝낸 지 4개월 만에 만나는 무대다. 2004년 창단된 극단 놀땅의 작품 대부분을 쓰고 연출하는 최진아 작가 겸 연출가의 작품으로는 <연애얘기아님>, <사랑, 지고지순하다>, <금녀와 정희>, <1동28번지, 차숙이네>, <예기치 않은> 등이 있다. 아, 그리고 연우무대에서 배우로 먼저 데뷔를 했다는 최진아 연출의 연기도 언젠가는 꼭 보고 싶다.

▲세계일보 ▲부산일보 ▲서울연극센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