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공연은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 에우리피데스의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를 원작으로 하여 가장 가까운 관계이자 사회적 최소 단위인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복수와 극단적인 폭력에서 드러나는 인간 정신의 어두운 단면을 무대 위에 강렬한 이미지로 구현해 보여주고자 한다. 아버지 아가멤논은 트로이 정복에 대한 야심으로 딸 이피게네이아를 희생시키고 그 보복으로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아버지 아가멤논을 죽이고 다시 그에 대한 복수로 딸 엘렉트라가 아들 오레스테스에게 욕망을 투사하여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다. 권력욕과 이기적인 욕망에서 비롯한 사적인 복수심을 계기로 하여 사회적 살인, 존비속 살인이 연이어 벌어진다. 본 공연은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정신적 피폐함과 심리적 불안정, 

욕망이 자기합리화와 투사 등의 심리적 방어기제를 거쳐 외적으로 표출되는 과정을 심리적으로 들여다보는 해부도 같은 공연을 의도하였다. 그 표현을 극명한 이미지로 구체화하고자 현장성 있는 음향 효과와 폴리아티스트에 의한 원초적 음악을 통해 새로운 청각적 효과를 의도하였다. 또한 무대 장치 및 소품의 시각적 구현에 있어서는 로르샤하 심리 검사 그림을 비롯한 내면 심리 표현 그림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인간 내면을 드러내어 보여주고자 한다. 본 공연은 고대 그리스 비극의 재해석을 통해 비극의 근원 지점에 대해 고찰하는 한편, 이미지 연출을 구현하여 새로운 연극 표현을 모색하는 동시에 ‘의학 연극’으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